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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저는 클라우드 문외한 이였습니다.
작년 12월,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보며 더 늦기전에 공부하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 새해 계획으로 클라우드 학습을 정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뭐부터 공부해야 될지 몰랐기 때문에 학습 가이드 라인이 있는 자격증으로 클라우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먼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고 AWS, GCP, Azure 클라우드 3대장 중 고민하다가 GCP로 학습을 시작했습니다.
AWS가 아닌 GCP를 선택했던 이유는,
클라우드 경력이 없는 내가 남들 다 있는 AWS 자격증 하나 더 취득한다고 해서 이직시장에서 큰 메리트가 없을것 같았습니다.
당시 GCP 자격증 후기는 검색해도 한글 후기가 딱 1건이 있었고 그것도 캐나다에 사는 데이터 엔지니어분의 글이였습니다.
한 회사에 자격증 보유자만 400명이 넘어가기도 하는 AWS 자격증보다 아직까지 학습 후기조차 없는 GCP의 희소성, 그리고 후발주자이지만 전세계 8%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GCP의 시장성.
빠르게 성장중인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GCP만 한국 region 데이터 센터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포기하는게 아니라면 곧 데이터 센터도 들어오지 않을까? 들어온다면 GCP 전문가의 수요도 늘어나지 않을까?
이렇게 성장할것이 뻔히 보이는 기술을 남보다 먼저 배우고 자격증도 취득하면 부족한 경력을 커버할만큼 충분한 +@ 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학습하였고 아래와 같이 총 4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올해 2월 Google Cloud Certified Associate Cloud Engineer 취득
4월 Google Cloud Certified Professional Data Engineer 취득
5월 Google Cloud Certified Professional Cloud Architect 취득
7월 Google Cloud Certified Professional Network Engineer 취득
정말 운이 좋게도, 또 시기 적절하게도 GCP 학습을 시작하고 자격증을 하나 둘 취득할 무렵 2020년 구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한국 region 오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이 들릴때 쯤을 기점으로 많은 구글 행사와 커뮤니티 행사에서 클라우드 학습기와 자격증 관련 내용을 공유하며 발표자로 활동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제 학습과정과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려 노력하였고 아무것도 몰랐을때부터의 성장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여 하나의 스토리 텔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 하였습니다.
저는 올 한해 28개의 블로그 글을 작성하였고
8번의 크고 작은 컨퍼런스, 밋업 발표를 하였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스터디잼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간 클라우드 입문, 중급, 심화반. 머신러닝 입문, 중급, 심화반을 수료 하였으며
1개의 오픈소스 토이 프로젝트를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시장에 저를 알리기 시작한지 3개월쯤 부터 많은 이직 제안을 받았습니다.
올 한해 저는 9건의 이직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중 3건은 클라우드 학습과는 무관한,
과거의 성과와 고객과의 관계로부터 받은 프로젝트 수행사, 고객사의 스카웃 제의.
그리고 2년전에 근무하던 전 직장에서의 이직 제안 이였습니다.
나머지 6건 중 1건은 클라우드 + 금융 + 개발 능력을 원하는 사내 연구원 포지션 공모였습니다.
마침 GCP Cloud Engineer 자격증을 취득한 시점이였고 그동안 계속 외환망, van 시스템 등 금융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였고 담당 고객사도 대부분 은행, 증권사여서 조건이 저랑 잘 매칭 되었었습니다.
올해 3월 해당 포지션으로 이동하며 약 47%의 연봉 인상이 됩니다. (다음해 연봉 협상부터 적용되는 기준이였는데 결과적으로는 그전에 다른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행사, 고객사, 전 직장으로 받은 제안은 연구원 포지션으로 옮기면서 정중히 거절 하였습니다.
자격증을 3개 취득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던 시점에 올해 7월 초에 구글 클라우드 이정운 엔지니어님께서 내부 추천을 해주셔서 Google Cloud Platform Customer Engineer 포지션에 도전합니다.
인터뷰는 약 2달간 진행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떨어졌습니다.
리크루터와 소통 및 이력서, 경력 리뷰 인터뷰 단계 까지는 모두 영어로 진행하였고
폰 스크리닝, 온사이트 인터뷰는 한국 엔지니어분들과 배정되어 한국어로 진행하였습니다.
폰 스크리닝 인터뷰에서는 클라우드의 기반이 되는 IT 기술 전반에 대해 질문합니다.
개발, OS, 네트워크, 컨테이너, 보안, DB, 데이터 등 폭넓게 질문하고 후보자가 그중 어떤것에 강점이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온사이트 화이트보딩 기술 면접에서 아키텍팅 능력 검증과 함께 해당 후보자의 강점에 맞는 심층적 질문들이 이어집니다.
시니어 포지션을 뽑는 공고였고 저는 서류에서 탈락해야 정상인 주니어 이지만 그래도 내부 추천 해주신덕에 서류 통과후 기술 인터뷰 프로세스까지 다 진행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였습니다.
또한, 구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화이트 보딩 인터뷰 준비 겸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여 GCP Network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8월에 특정 분야 업계 1위인 중견기업에서 이직 제안을 받았습니다. GCP를 사용하기도 하고 매력적인 회사지만 구글 클라우드 인터뷰 중이였기에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9월 초, 구글 클라우드 기술인터뷰에서 터져버린 멘탈이 막 회복되기 시작할 즈음에 LinkedIn을 통해 AWS 채용팀의 연락을 받습니다. Associate Solutions Architect 포지션의 이직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Job Description에 명시된 최소한의 기술조건(아키텍트 경력 3년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여 실제 지원 가능한 포지션인지 재차 확인 하였고
제 프로필과 학습 스토리 들이 해당 포지션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잘 부합된다는 말에 용기내어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 진행과정은 구글 클라우드 인터뷰와 매우 유사했습니다.
특히 기술면접은 많은 부분이 비슷하였습니다. 이미 구글 클라우드 인터뷰에서 경험했던 부분들이 AWS 인터뷰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차이점은 리크루터 분들이 한국분이여서 피드백이 굉장히 빨랐고 (구글 클라우드 제 담당 리크루터 분은 인도분이였는데, 잦은 출장으로 몇일씩 연락이 안되고 약속된 날짜에 메일이 오지 않아 무작정 연락 될때까지 기다려야 하기도 했습니다.)
폰스크린대신 구글의 폰스크린과 비슷한 면접을 온사이트 기술면접으로 진행합니다.
또한 과제를 제출해야하는 점이 달랐습니다.
특정 case study와 함께 CloudFormation(Infra as Code) stack 설정 파일을 주는데 해당 stack으로 구현된 인프라의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trouble shooting 과제 1. 그리고 현재의 인프라의 문제점들과 이런 문제점들의 해결, 성능향상, 확장성, 가용성 등을 고려한 새로운 아키텍처 제안서를 작성하는것이 2번째 과제 입니다.
과제는 모두 영어로 작성해야 합니다.
과제가 통과되면 온사이트 화이트 보딩 기술면접을 진행하고
화이트보딩 면접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4명의 인터뷰어와 Amazon Leadership Principle 면접을 각각 약 45분 ~ 1시간씩 총 4시간동안 진행합니다.
Leadership Principle 면접은 인성면접이라 생각하고 사실 기술면접에 더 중점을 두고 준비했었는데 오히려 Leadership Principle 면접이 더 어려웠습니다.
특히 Amazon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Customer obsession 관련 질문에서 크게 잘못된 대답을 했고 내가 고객을 위한다고 했던 행동들이 고객에게 큰 리스크를 안겨주는 행위였구나를 인터뷰어의 피드백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연이은 질문들도 제가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이 대부분이였습니다.
사실 이때 탈락 하겠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급 현자타임이 오면서 뭔가 나를 꾸미며 인터뷰를 잘 보겠다는 생각보다
다음에 또 도전할 수도 있으니 하나라도 더 배워가자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지난주에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9월 8일, AWS, GCP, Azure 클라우드의 각 region의 latency를 체크할수 있는 CLI 프로그램을 토이프로젝트로 개발하여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커뮤니티에 공유 했습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 해외 AWS support 팀에서 internal tool로 써보고 피드백 주겠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9월 10일, 뱅크샐러드의 Co-founder 님이 직장까지 찾아오셔서 커피 한잔하며 이직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뱅크샐러드의 VP of Engineer 님이 커뮤니티에 공유된 제 토이프로젝트를 보시고 추천해주셨다고 했습니다.
AWS의 기술 인터뷰가 진행중이였지만
제게 제안을 해주시는 Co-founder님의 태도, 회사의 비전, 면전에서 생생하게 느껴지는 회사에 대한 사랑, 열정이 느껴져서 확 마음을 사로잡혔습니다.
현재 AWS가 진행중임을 밝히고 뱅크샐러드도 동시 진행을 하였습니다.
인터뷰는 폰스크리닝 기술면접 1회, 온사이트 기술면접 2회, Culture fit 면접 2회 로 진행되며 온사이트 면접은 하루에 다 진행이 됩니다.
전화면접은 기본적인 기술사항에 대한 질문과 그동안의 경력 위주, 그리고 이력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간단한 기술면접이 진행됩니다.
온사이트 기술면접 중 첫번째 면접은 시스템디자인 1문제, 코딩 인터뷰 1문제. 두번째 면접은 코딩 인터뷰 문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DevOps 인프라 포지션으로 진행하였는데 포지션에 따라 기술면접 형태는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정말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시스템 디자인 문제 아키텍처를 그리며 쿠버네티스 운영환경, service mesh 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어서 envoy 라는 오픈소스 경량 프록시 컨테이너를 언급했는데
저를 인터뷰 하시던 VP분이 lyft에서 envoy를 만들다 오시던 분이였습니다.
갑자기 심박수가 높아지며 긴장 될만큼 흥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온사이트 인터뷰 몇일 후에 제 인터뷰 결과가 조금 애매하게 나와서 한번 더 기술면접을 진행해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클라우드나 DevOps 실무 경력이 있는것도 아니였고 코딩인터뷰가 있다는걸 예상하지 못해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에 떨어져도 할말 없는거였는데
가능성을 높게 보시고 한번 더 기회를 주신것이라 생각하여 다시 온사이트 기술면접 2회를 더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추천 받았다고 bar를 낮춰서 합격시키는것보다 확실한 검증을 하여 채용하는것이
나중에 함께 일할 동료를 뽑을 때를 생각하면, 회사에도 그리고 저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란 말에 공감하였습니다.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알고리즘 문제를 일주일동안 잔뜩 풀고 갔는데.. (LeetCode top 인터뷰 100제 중에 초급 문제와 빈도가 높은 중급 문제들을 모두 풀고 갔습니다.)
예상했던 코딩인터뷰는 아니였고 실무면접 형식으로 2회 다시 진행하였습니다. Cloud 쪽과 기존 IDC 인프라 중 어느쪽에 강점을 보이는지 검증을 위해 해당 부서의 시니어 엔지니어와 실무면접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뱅크샐러드 온사이트 면접시 차비 명목으로 면접 대상자 분들에게 2만원의 여비를 지급합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얼마나 면접 대상자분들에게 신경을 쓰는지 엿볼수 있던 부분입니다.
그리고 인터뷰어 한분 한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지 않으면 그런 자부심이 은연중에 표출되진 않을거라 생각했기에 꼭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인터뷰 프로세스 내내 가졌었습니다.
인터뷰 중 정말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지막 질문이 있냐 하셔서 뱅크샐러드의 경쟁자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사실 저는 카카오페이나 토스를 생각하고 여쭤본것인데 면접관의 대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뱅크샐러드 경쟁자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 입니다.
저희는 다른 회사를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 서비스는 고객에게 외면 받으면 경쟁상대가 무의미 합니다.
그래서 모든 서비스와 현재 개발중인 모든것이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기획됩니다."
우문현답 이였습니다.
서비스 개발팀이 아닌 인프라 운영팀 엔지니어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10월에 PropTech 스타트업 회사와 블록체인 회사에서 이직 제안이 있었지만 뱅크샐러드와 AWS가 진행중이라서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뱅크샐러드와 AWS 합격 후 몇일간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양쪽 다 정말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고 솔직히 심적으로는 처음부터 계속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지켜본 뱅크샐러드, 특히 그 VP분과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습니다.
올 한해 발표도 많이하고 아키텍트 공부도 많이 했지만, 스스로 천성이 엔지니어라고 여겨왔던 점도 있고 뱅크샐러드에서 맡을 업무들이 그동안 제가 하고싶어서 홀로 계속 준비하던 업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AWS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 아키텍트로 성장할 수 있는 확실한 커리어 패스 등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결정이라 와이프랑도 상의하고.. (저희 와이프도 개발자)
그리고 현재의 한국 클라우드 시장의 동향, 내 포지션이 시장에서 가지는 현재 가치 및 몇년 뒤의 성장 가능성, 시장성, 추후에 다시 호주로 돌아갈 때 이점 등 여러가지를 감안하여
최종적으로 AWS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양쪽 모두 채용과정 전반에 걸쳐 성심성의껏 도와주셨기에 한쪽에 거절의 의사를 전하는것이 기술 인터뷰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뱅크샐러드측에서 충분히 서운해할만한 상황이였는데
제 거절의사에도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축하한다는 답문에 많이 뭉클 하였습니다.
뱅크샐러드는 이번 인터뷰 경험을 통해 너무나 좋은 회사로 제 마음속에 각인 되었습니다.
항상 응원하며 나중에 더 좋은 모습으로 다른 기회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저는 제 스스로 구글이나 AWS, 뱅크샐러드에 쉽게 이직할만큼 뛰어난 인재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한곳 한곳이 제게 과분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험이라 생각하며 인터뷰에 응했었습니다.
저는 29살 학생때 결혼하였고 졸업후 인턴을 제외하면, 2017년 3월에 조그만 중소기업에서 32세 신입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첫직장 구할때 32세 신입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기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나이제한이 없는곳도 서류에서 낙방했었고요.
제 나름대로 꿈을 갖고 학비 벌며 생활비 벌며 유학생활을 했는데 결혼하고 애가 2명인채로 한국에 와서 취업해보려니 만만치가 않더라구요.
홀로 집에서 고군분투 하는 와이프에게도 많이 미안했고 힘든시간 잘 버티고 항상 저 응원해주던 와이프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하여 남들보다 조금 더 절실했고,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고, 또 열심히 나를 시장에 알리려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생각보다 빠른나이에 좋은 기회를 얻어 2년 7개월의 짧은 제 경력 두번째 이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길었던 저의 이직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WS에서도 항상 노력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인정받는 솔루션 아키텍트 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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